시인의 마을

정태춘
7080 반갑다! 친구야!

이 노래 이야기

창문을 열고 내다보라는 말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깃발이 펄럭이는 풍경과 "텅빈 가슴으로 불어오는 더운 열기의 세찬 바람"을 통해 공허함과 격동이 뒤섞인 내면을 그린다. 손수건 한 장, 탈춤의 장단을 청하는 구절들은 누군가의 작은 위로와 함께 살아갈 리듬을 갈구하는 마음을 보여준다.

화자는 자신을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 상념 끊기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 자처하며, 고행의 방랑자처럼 노을을 바라보고 "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듣겠다고 말한다. 우산을 접고 비를 맞으며 다가와 손을 잡아줄 길동무를 구하는 마지막 부분에서, 고독을 받아들이면서도 여전히 누군가와의 동행을 바라는 이중적인 마음이 드러난다.

창문을 열고 음 내다봐요저 높은 곳에 우뚝 걸린 깃발 펄럭이며당신의 텅빈 가슴으로 불어오는더운 열기의 세찬 바람살며시 눈 감고 들어봐요

먼 대지 위를 달리는 사나운 말처럼당신의 고요한 가슴으로 닥쳐오는숨가쁜 벗들의 말 발굽소리누가 내게 손수건 한장 던져 주리오내 작은 가슴에 얹어 주리오

누가 내게 탈춤의 장단을 쳐 주리오그 장단에 춤추게 하리오나는 고독의 친구 방황의 친구상념 끊기지 않는 번민의 시인이라도 좋겠오

나는 일몰의 고갯길을 넘어 가는고행의 방랑자처럼하늘에 비낀 노을 바라보며시인의 마을에 밤이 오는 소릴 들을테요

우산을 접고 비맞아 봐요하늘은 더욱 가까운 곳으로 다가와서당신의 그늘진 마음에 비뿌리는젖은 대기의 애틋한 우수

누가 내게 다가와서 말건네 주리오내 작은 손 잡아 주리오

누가 내 운명의 길 동무 되어 주리오어린 시인의 벗 되어 주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