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활용법

김범수
<겟올라잇 쇼케스트라> 라이브 앨범

이 노래 이야기

다 나아진 줄 알았던 마음이 문득 아무 이유 없이 먹먹해지는 순간에서 곡이 시작됩니다. 창피하게 눈물이 나는 걸 참아보려 해도, 결국 떠오르는 건 늘 그 사람 생각입니다.

"너 때문에 이렇게 산다고"라며 애꿎은 상대를 탓해 보지만, 이는 사실 슬픔을 핑계 삼아서라도 그 사람을 계속 떠올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슬픔이 상대를 멀리 데려가 주길 바라면서도 동시에 슬픔이 또 그 사람을 데려온다는 모순이 반복됩니다.

제목 그대로 슬픔을 이별의 핑계로 삼는 셈이지만, 결국 아직 이별하지 못했다는 고백으로 곡이 끝납니다.

잊은 듯이 다 나아진 듯이마음 잔잔하게 살아가다가문득 아무 이유 없이 모래를 삼킨 듯이가슴이 먹먹한 날이 있지창피하게 또 눈물이 나서하늘을 보며 꾹 참아 보다가내가 왜 이러는 걸까 고개 저어 봐도결국엔 너의 생각만 나면너 때문에 이렇게 산다고너 때문에 못쓰게 된 나라고바보처럼 너를 미워할 핑계를 찾곤 했어슬픔이 너를 멀리로 데려가 주길

그때처럼 웃어 본 적 없어세상이 마냥 좋은 적 없었어눈부신 니가 없어서 앞을 못 본다고떠나간 너를 탓할 때마다너 때문에 내가 살았는데너 때문에 너무 행복했는데어떻게 목숨 같은 너를 그렇게 울렸냐고오히려 슬픔은 또 너를 데려와너 때문에 이렇게 산다고너 때문에 못쓰게 된 나라고바보처럼 너를 기억할 핑계를 찾고 있어아직도 나는 이별도 못하고 살아